서정의 힘(詩)

이중마늘/김경수

송탄어적 2021. 9. 16. 15:17

이중마늘/김경수

 

마늘을 까면서 눈이 매워

눈물이 나고

손끝이 아려온다

 

세상에 강한 자는 나날이 강해져

기계로 껍질을 까며

신과의 타협은 절대 없단다

 

약한 자는 낮은 눈으로

더 높은 곳으로 가깝게 다가서며

버리기 힘든 습관마저

고백을 하는데

 

날마다 먹고 좋아라 하면서도

냄새를 싫어하는

그 강심장은

 

밤새도록 소나기를 피하는

꿈이 무섭다

지폐가 동전을 모르는 척 하는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