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의 풀
김용언
하늘 한 자락 넘어져야 풀 한 포기 돋아나고
절벽보다 높은 고독 무너져야
나무 한 그루 일어서는 사막
달빛은 사구를 다독이고
바람을 흔들던 깡마른 풀잎은 스스로 운다
석양을 물어 나르던 까마귀 어지럽더니
깡마른 울음소리 모래알에 묻혔다
낡은 시의 한 소절처럼
발자국이 모래 속으로 숨어들면
시퍼렇게 눈을 뜨는
나의 외로운 세포들
풀잎은 어스름 속을 서성거리는
그건 천형의 외로움이다
하늘 한 자락 넘어져야 풀 한 포기 돋아나는 삶!
절벽보다 높은 고독 무너져야 나무 한 그루 일어서는 사막!
사막의 시인 김용언시인은 꽃이 떨어져야 열매가 맺고
그 열매를 나눠줘야 다시 나무가 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
기다림과 고독을 이겨내야만 사막에 오아시스가 될 수 있다고,
처절한 아픔들을 인정할 때 그 속에서 빠져나온다는 것을~
사막의 친구가 된다...
김경수 (시인,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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