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의 힘(詩)

사막의 名詩人 김용언

송탄어적 2018. 10. 5. 14:47


흡사, 나는 못의 운명이다

누군가의 살점을 파고 들어가야 하고

망치에 두드려 맞어야만 제 구실한다


맞아서 아프지 않은 것이 세상에 어디 있으랴

그러나, 허구헌 날 망치질을 당하며

운명인양 속으로 신음을 삼켜야 한다


너와 나를 하나로 결합시키기 위해선 너와 나의 살점을 뚫어야 했다


못의 운명에서 못을 박는다

불꽃이 튀고

살점을 비집고 들어간 못은

드디어 하나로 묶는다


     -김용언 시 <못의 운명> 1~4연


 

*** 

그의 시 ‘못의 운명’을 통해 어려움을 극복한 자는 드디어 하나로 묶는다는 운명을 뛰어 넘는 운명을 말하고 있다. 처절한 고통이 살아가는 동안 수 없이 올지라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열정으로 살아가야한다고 시인은 말한다. 이 얼마나 모순 같지만 풍성하게 빛나는 시에 향연인가?

  김용언 시인은 어린 시절부터 전쟁의 어려운 현실 속에서 ‘못의 운명’을 받아들이며, 그 것을 이겨내기 위해 끊임없이 인내하고 치열하게 살아왔다. 진정한 사랑을 찾기 위한 몸부림으로 사랑의 가치가 무엇인가를 시를 통해 몸소 보여주고 있다.

  가을도 꽃 떨어지는 아픔을 겪고 나서 열매를 맺고 그 열매마저 나눠 준 다음 황홀하게 춤추는 낙엽들의 향연소리로 심연을 울리지 않더냐? 그러고 나서는 저녁놀로 물드는 가치, 그 속에 빠져들지 않고는 사랑이 아니다. 진정 가을과 함께 운자만이 가슴을 울리고 꽃을 피워낸다. 

  가을처럼 사랑의 소리를 내기위해 넘어져도 보고 아파도 해보도 그리워도 해봐라 가을햇살이 사랑으로 우리 곁에서 항상 청춘이라는 행복의 종소리로 울릴 것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