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의 힘(詩) 47

서툰 곡선 /하제 김경수

서툰 곡선 살다보면 어디 아픈 곳이 한두 곳일까 살아 있음으로 한때는 색색물감 풀어놓고 눈시울이 뜨겁게 울었지 햇빛과 그늘 속 젖은 삶을 바람으로 털며 꽃구름으로 날아간 깃털 별빛에 말라버린 향기 천성天性 없는 화가의 그림은 늘, 서툰 곡선 낯선 땅 낯선 곳 알몸으로 전부를 던져도 부끄럼 없던 날 방책 없이 꿈꾸던 하늘 길 그 아린 사랑 아직도 푸른 인연 삶의 모서리가 아프다

서정의 힘(詩) 2021.09.16

이중마늘/김경수

이중마늘/김경수 마늘을 까면서 눈이 매워 눈물이 나고 손끝이 아려온다 세상에 강한 자는 나날이 강해져 기계로 껍질을 까며 신과의 타협은 절대 없단다 약한 자는 낮은 눈으로 더 높은 곳으로 가깝게 다가서며 버리기 힘든 습관마저 고백을 하는데 날마다 먹고 좋아라 하면서도 냄새를 싫어하는 그 강심장은 밤새도록 소나기를 피하는 꿈이 무섭다 지폐가 동전을 모르는 척 하는 것처럼

서정의 힘(詩) 2021.0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