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의 힘(詩)

심연(深淵) - 논개

송탄어적 2017. 4. 25. 18:28





심연(深淵)

            -논개

                                 김 경 수



바람을 걸러낸 눈빛은 진하다

그 눈빛의 심연에는 기쁨보다 슬픔이 향기롭다

당신을 바라보면 행복한 미소보다 눈물이 난다

세상은 온통 욕심을 찾아 헤매지만

그대 안으로 들어온 무수한 삶의 모습들은 가난하다

슬픔의 모든 뿌리가 선이라는 것도 알아야 하기에

보이는 모든 풍경들이 내 안에 들어오면 슬픈 수초가 된다

그래서 촉촉한 물기로 파문을 일으키는 것이다

그 흔들림은 고난과 시련을 이겨낸 아버지의 모습처럼

생각을 움츠린 채 길 위를 시적詩的 시적詩的 걷기도하지

그는 늘 쉬지 않고 심상心象의 깃을 세우며

뿌리가 간결하게 흔들리도록 춤을 추지

춤추는 저 물기어린 투명한 형체의 리듬을 보아라

빠른 물결과 굽이치는 급물살에 생이 휘감기는 곳

그 곳에 몸을 묶고 상구를 돌려 대는 저 유연함에

어린아이가 넋을 잃고 바라본다

그 숨결소리가 얼마나 아름다운 슬픔인가를

절박한 꽃으로 피워내는 순간이다 


- 계간 <한국시학> 2017년 봄호 게제 작품



 

- 이삭빛 시인의 포인트

 

시인은 천년 속에서

심연을 끌어올린다.

그리고 '파랗고 깊은 심연을

햇살에 담아내면 더욱 빛난다.'고 속삭이고 있다.

 

어린아이가 바라 본 그 속도는 결코 단순한 공간의 의미나 찰나가 아니다. 영원을 이어주는 생명력이며, 밖으로 쏟아져 나오는 가치의 승화이다. 논개는 꽃다운 나이에 초개와 같이 바람처럼 날아갔지만 천둥처럼, 꽃처럼, 햇살처럼, 아버지처럼, 파도처럼, 피처럼 붉게 살다간 구국의 여왕이다. 시인은 그 사랑에 취해 어린아이가 돼 버린다. 그렇다고 시인은 그냥 어린한송이 꽃으로 머무르지 않는다. 절박한 꽃으로 우리의 가슴 속에 살아있음을 눈치 채게 한다. 그러면서 얼마나 아름다운 슬픔인가를 노래한다. 그리고 우리는 왜곡된 역사를 방치한다고 말한다. 올바른 눈으로 역사를 지켜낼 때 나라는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다고 말하며, 투명한 형체의 리듬을 보라고 시인은 호소하고 있다. , 그 이상의 꽃으로 우리의 의식을 심연 속에서 울게 하고 빛나게 한다그래서 시인은 역사의 뒤안길이 아닌 현재진행형으로 논개정신을 넋을 잃고 바라볼 가슴이 필요하다고 절박하게 울부짖고 있는 것이다.


* 논개 

  의랑 주 논개님은 전라북도 장수군 주촌 마을에서 태어 났다.


 1593년 6월 12여만 대군을 이끌고 다시 쳐들어 온 제2차 진주성 싸움에서 중과부적으로 성을 지키던 민.관.군 7만 명이 끝까지 항쟁하다 장렬한 최후를 마치고 진주성이 함락되자 왜장을 촉석루 절벽 아래의 의암 바위로 유혹하여 그를 껴안고 진주 남강에 투신한 의기이다. 논개가 왜장을 안고 투신할 때 팔이 풀어지지 않도록 열 손가락에 가락지를 끼었다고 전한다.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적에게 더럽힘을 당하는 것을 피하기 위하여 자결한 여인들은 많았지만, 논개와 같이 한목숨을 던져 먼저 간 성민들의 원수를 갚은 의로운 기개를 가진 장한 여인은 우리 역사에서 그 예를 찾아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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