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바라기 해바라기 하제 김경수 나보다 먼저 아침을 맞는 가슴 새로운 수첩에 새겨진 이름의 알갱이들이 약속이라도 한 듯 빼곡히 부끄러운 아침을 넘보며 섬세히 하늘을 열고 기다림의 머나먼 표정으로 몸은 저리 마르고 풀빛 목 길게 뽑아 지친 바람 내려앉을 때 곱게 에워싼 그 오묘한 꽃잎의 .. 서정의 힘(詩) 2012.08.27
바람과 나무에게 바람과 나무에게 金 京 秀 미안하구나! 우리는 매일 만나면서도 모습만 보고 그저 지나쳐 버리는 마치 네 모든 것을 겁탈하고도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 고맙다는 눈짓 한번 못하는 벌거벗은 황금 고맙구나! 사람들이 내 뿜는 독소를 마시며 시들어 죽어 가면서도 홀로 피곤한 세상에서 무.. 서정의 힘(詩) 2012.08.17
소통(疏通).하제 소통(疏通) 김 경 수 그래도 가끔은 깊이를 모르는 저마다 가슴속에 뜨거운 사랑 이야기 한 토막 안고 산다 없는 것을 있는 것처럼 있는 것은 없는 것처럼 닫힘의 속도는 오래된 망설임 앞에 그렇게 출렁인다 내가 조용히 서 있는 곳에서 먼저 문을 두드리면 오래된 희망 몇 장 문이 열리고 살며시 숨 .. 서정의 힘(詩) 2010.04.26
첫눈이 내리는 날엔 /하제 김경수 첫눈 내리는 날엔 ------------하제 김경수 첫눈 내리는 날엔 내 텅 빈 영혼 속으로 당신의 사랑으로 가득한 사랑의 포로이고 싶소 첫눈 내리는 날엔 온 세상에 펼쳐진 목화밭 그 포근한 꿈속에 이미 내 젊은 날 사랑은 당신의 것이었소 첫눈 내리는 날엔 애달픈 심정으로 하얀 꽃눈 오가는 .. 서정의 힘(詩) 2009.11.17
이 가을엔 다치지 말자/하제 김경수 이 가을엔 다치지 말자 다치지 말자 반투명 햇살이 속살로 꼬드기거든 그 순정에 넘어가지 말자 홍엽(紅葉) 군단으로 뜨겁게 밀려오는 우울과 그리움에 더 이상 속지 말자 쓸쓸한 열병으로 가을을 앓게 되는 서러움과 환희의 풍경들 모조리 도구통에 넣어 도구대로 잘게잘게 찧어 긴 강.. 서정의 힘(詩) 2009.11.14
겨울나무의 희망 /하제 김경수 겨울나무의 희망 살갗을 에는 바람에도 맑은 하늘이 그리워 잎을 떨어뜨린 빈 가지는 제각기 손을 내뻗는다 아무리 뻗어도 닿지 않을 손길이지만 끝가지 펼쳐 본다 그러다 하늘마저 그 가지에 찔려 이별 같은 붉은 울음 토해내며 푸른 비상을 꿈꾸기도 하지만 힘이 들고 버거운 삶속에서 예상 밖 상황.. 서정의 힘(詩) 2009.03.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