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바라기
김 경 수(하제)
나보다 먼저
아침을 맞는 가슴
새로운 수첩에 새겨진 이름의 알갱이들이
약속이라도 한 듯
빼곡히 부끄러운 아침을 넘보며
섬세히 하늘을 열고
기다림의 머나먼 표정으로
몸은 저리 마르고
풀빛 목 길게 뽑아
지친 바람 내려앉을 때
곱게 에워싼 그 오묘한 꽃잎의 떨림
그 떨림의 비밀을 머리에 얹고
스스로 융해되는 한 송이 꽃으로
붉은 일몰 되어 사라져간다
해바라기
김 경 수(하제)
나보다 먼저
아침을 맞는 가슴
새로운 수첩에 새겨진 이름의 알갱이들이
약속이라도 한 듯
빼곡히 부끄러운 아침을 넘보며
섬세히 하늘을 열고
기다림의 머나먼 표정으로
몸은 저리 마르고
풀빛 목 길게 뽑아
지친 바람 내려앉을 때
곱게 에워싼 그 오묘한 꽃잎의 떨림
그 떨림의 비밀을 머리에 얹고
스스로 융해되는 한 송이 꽃으로
붉은 일몰 되어 사라져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