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의 힘(詩)

해바라기

송탄어적 2013. 8. 18. 22:13

 

 

해바라기

                                                       김 경 수(하제)              

 

 

나보다 먼저

아침을 맞는 가슴

새로운 수첩에 새겨진 이름의 알갱이들이

약속이라도 한 듯

빼곡히 부끄러운 아침을 넘보며

섬세히 하늘을 열고

 

기다림의 머나먼 표정으로

몸은 저리 마르고

풀빛 목 길게 뽑아

지친 바람 내려앉을 때

곱게 에워싼 그 오묘한 꽃잎의 떨림

 

그 떨림의 비밀을 머리에 얹고

스스로 융해되는 한 송이 꽃으로

붉은 일몰 되어 사라져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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