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통일의 말들
김 경 수
통일은 꿈꾼다
주위를 흔들어 대는 말에 따라
그럴듯한 가설은 천국이다
시간은 가로누워 일어설 생각이 없고
같은 흙을 밟고 살아온 칠십 고개
한 여름
하늘의 구름처럼 시간을 쪼개어 본다
수많은 말들의 구멍이 뚫려있다
서로 다른 허황된 소리가 넘나들던 구멍이다
바람은 그어놓은 선의 경계를 빠르게 달리며
꿈의 속도를 저울질 하고
숨 가쁘게 죄어오는 죽음의 문턱에서
잡힐 듯 다가오는 씨앗처럼
환한 그 말들
기다림은 길고 멀어
하나 둘씩 세상의 끈을 놓고 있다.
2016년 8월 통일부 주최 통일박람회 낭송작품
<문학과 통일>창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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