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의 힘(詩)

말, 통일의 말들

송탄어적 2016. 12. 19. 09:43




말, 통일의 말들


                                     김 경 수


통일은 꿈꾼다

주위를 흔들어 대는 말에 따라

그럴듯한 가설은 천국이다

시간은 가로누워 일어설 생각이 없고

같은 흙을 밟고 살아온 칠십 고개

한 여름

하늘의 구름처럼 시간을 쪼개어 본다

수많은 말들의 구멍이 뚫려있다

서로 다른 허황된 소리가 넘나들던 구멍이다

바람은 그어놓은 선의 경계를 빠르게 달리며

꿈의 속도를 저울질 하고

숨 가쁘게 죄어오는 죽음의 문턱에서

잡힐 듯 다가오는 씨앗처럼

환한 그 말들

기다림은 길고 멀어

하나 둘씩 세상의 끈을 놓고 있다. 


2016년 8월 통일부 주최 통일박람회 낭송작품 

           <문학과 통일>창간호

  


'서정의 힘(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섬 외1편  (0) 2016.12.19
말씀의 언덕에서  (0) 2016.12.19
깊이 잠들기 어려운 봄날  (0) 2016.12.19
<밤꽃>   (0) 2016.12.19
[스크랩] 가을호 힐링포엠 이수영 시인/과꽃이 붉은 까닭  (0) 2016.09.06